[토큰분석] IBM 지역 지형도에 ‘한국’은 없었다… 토큰화 경제에서 우리는 어떤 좌표를 택할 것인가
작성자 코인뉴스 · 2026.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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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기업가치연구소(IBV)의 『토큰화 경제의 은행업』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권이 토큰화 경제로 이동하는 흐름을 11개 지역별로 정리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영국, 캐나다, 호주, 아시아태평양(APAC), 인도, 중동·아프리카(MEA), 중남미(LATAM)가 표 안에 자리했다. 그런데 이 지형도에서 눈에 띄는 공백이 있다. 한국이다. 한국은 별도 항목으로 호명되지 않았다. 아시아태평양이라는 넓은 범주 안에 묶였을 뿐이다. 반면 일본은 별도 지역으로 분리돼 “도매 토큰화에는 실용적이고, 소매 CBDC와 스테이블코인에는 신중하다”는 뚜렷한 좌표를 부여받았다. 이 차이는 작지 않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암호자산 투자 시장 중 하나이고,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논의가 빠르게 전개되는 국가다. 그럼에도 글로벌 컨설팅 보고서의 토큰화 지형도에서 한국은 독립된 전략 단위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누락이 아니다. 한국이 아직 토큰화 경제에서 자기 좌표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세계는 세 갈래 길로 나뉘고 있다 IBM 보고서가 제시한 지역별 규제 태세는 토큰화 경제가 하나의 길로 수렴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국은 자국 통화, 자본시장 구조, 규제 철학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 가장 뚜렷한 축은 미국, 중국, 일본이다. 미국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에는 부정적이지만, 민간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에는 적극적이다. 달러 패권을 바탕으로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 토큰화 자산·담보·커스터디·정산 인프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 접근의 핵심은 결제 자체보다 인프라다. 달러는 이미 글로벌 결제와 자금조달의 중심 통화다. 미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화폐를 만드는 것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움직이는 토큰화 레일의 규칙과 수익 구조를 장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IBM이 미국 은행에 “스프레드보다 인프라 임대료를 우선하라”고 조언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정반대다.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억제하고, 소매 CBDC와 국가 주도 토큰화를 밀어붙인다. 목표는 개방형 금융 혁신보다 정책 전달력, 자본 통제, 결제 주권 강화에 있다. 기술을 시장에 맡기기보다 국가가 직접 설계하고 통제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실용주의에 가깝다. 소매 CBDC와 스테이블코인에는 신중하지만, 도매 토큰화와 기관 정산 인프라에는 적극적이다. 엔화가 국제 자금조달 통화로 활용되는 구조, 장기 저금리 환경, 안정적인 금융기관 중심 시장을 활용해 프로그래머블 자금조달과 정산 백본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미국처럼 기축통화 패권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처럼 폐쇄적 국가 주도 모델을 택하기도 어렵다. 일본처럼 도매 금융 중심의 조용한 실용주의만으로 가기에는 소매 투자자 기반과 암호자산 시장의 에너지가 너무 크다. 결국 한국은 세 모델 중 하나를 그대로 가져올 수 없다. 스스로 좌표를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