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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분석] 비트코인도, 달러도 결국 믿음이 떠받치는 거품'이다 — 그런데 왜 스테이블코인이 더 위험한가

작성자 코인뉴스 · 2026. 6. 28.

코인뉴스

유럽 최대 경제정책 연구 네트워크인 CEPR(경제정책연구센터)와 이탈리아 토리노대학 산하 싱크탱크(LTI@UniTo)가 2026년 2월 보고서 한 편을 펴냈다. 제목은 「블록체인은 화폐·계약·금융을 탈중앙화할 수 있는가」. 대표 저자는 금융시장 이론의 권위자인 브뤼노 비아(Bruno Biais, HEC경영대학원) 교수다. 이 보고서는 기술 백서가 아니다. 화폐와 금융시장을 평생 연구한 경제학자들이 그 잣대로 블록체인을 해부한 글이다. 그래서 결론이 더 묵직하다. 보고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성공을 "경이롭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이들을 제도권 화폐와 잇겠다던 스테이블코인에 가장 날카로운 의문을 던진다. ■ "달러도 거품이다" — 도발이 아니라 경제학이다 보고서의 출발점은 화폐경제학의 오래된 명제다. 돈의 가치는 그 자체의 쓸모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생긴다. 모두가 믿으니까 실제로 가치가 만들어지는 구조다. 저자들은 이를 믿음이 떠받치는 거품(합리적 거품)'이라고 부른다. 핵심은, 이 명제가 암호화폐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은 순수한 거품이며, 신뢰가 사라지면 가치는 0이 된다"는 장 티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론적으로는 같은 문장이 달러와 유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못 박는다. 그렇다면 둘은 무엇이 다른가. 보고서가 꼽는 결정적 차이는 국가라는 안전판'이다. 달러와 유로는 강력한 국가가 그 가치를 뒤에서 보증한다. 모두가 가치를 인정하도록 떠받치는 힘이 있는 셈이다. 반면 암호화폐는 그런 받침대가 없다. 그래서 신뢰가 무너지면 가치가 급락하거나 0에 수렴하는 결말이 여전히 배제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은 바로 이 0으로 가는 결말'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 시가총액이 증명하는 것 — 탈중앙화의 진짜 가치' ▲ 비트코인·이더·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과 달러·유로 통화량(M1) 비교 (2025년 9월 3일 기준, 단위: 조 달러). 자료: CEPR·LTI Report 5, Figure 10 숫자로 보는 핵심 · 비트코인 시가총액 ≈ 미국 GDP의 5% 이상 · 이더 시가총액 ≈ 미국 GDP의 약 1% · 비트코인을 떠받치는 컴퓨터(노드) ≈ 전 세계에 약 4만 5,000개 · 2009년 이후 약 10분에 한 번씩,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이 운영 (보고서 작성 시점 기준) 보고서가 이 숫자들을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떤 중앙 권력의 개입도 없이, 서로 모르는 수만 대의 컴퓨터가 10분에 한 번씩 같은 장부에 합의하고, 같은 돈을 두 번 쓰는 부정(이중지불)도 막아 왔다. 실제로 작동한다'는 이 사실 자체가 투자자의 신뢰를 끌어냈고, 그 신뢰가 시가총액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거대한 시가총액을 단순한 거품의 증거가 아니라 "탈중앙화가 만들어낸 진짜 경제적 가치"로 해석한다. 즉, 중앙 권력이 제멋대로 돈을 찍어내거나(인플레이션) 계좌를 동결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바로 그 가치에 매겨진 가격표라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는 암호화폐가 화폐의 세 기능 중 적어도 가치를 저장하는 기능은 어느 정도 해왔다고 본다. 특히 중앙은행을 믿기 어렵고 물가가 치솟는 나라에서 그렇다. 다만 주고받는 결제 수단'으로는 의문 부호를 단다. 보고서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했다가 소액결제에서 사실상 실패한 사례를 들어, 작은 거래에는 불편하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국제 송금처럼 기존 은행 시스템이 느리고 비싼 영역에서는 블록체인이 효율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스테이블코인의 역설 — 쫓아낸 중개자'가 다시 들어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한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국제결제에 특히 매력적인 중간 해법"으로 본다. 제도권 화폐의 안정성과 블록체인의 효율성을 합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바로 결정적 단서를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