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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민 칼럼] 美 암호화폐 ‘클래리티’ 멈춰 세운 정치…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이 더 아프다

작성자 코인뉴스 · 2026.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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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암호화폐 산업이 기다려 온 ‘클래리티’가 상원 문턱에서 멈춰 섰다. 미 상원은 15일 오후 2시19분(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19분)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법(클래리티법·H.R. 3633)’의 토론을 시작할지를 묻는 종결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찬성 49표, 반대 50표, 불참 1표였다. 토론을 열려면 60표가 필요했다. 11표가 모자랐다. 미 상원 공식 표결 기록 에 따르면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여기서 분명히 할 대목이 있다. 이번 표결은 법안의 최종 부결이 아니다. 법안을 놓고 본격 토론에 들어갈지 결정하는 절차표결이었다. 문을 열기도 전에 막힌 것이다. 법안은 살아 있지만, 올해 안에 다시 문을 열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클래리티법은 암호화폐가 증권인지 상품인지 가르는 기준을 세우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을 나누는 법안이다. 현물 거래 플랫폼의 연방 등록 체계를 만들고, 자기수탁과 비수탁형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어디까지 보호할지도 담았다. 지난해 통과된 스테이블코인법이 ‘디지털 달러’의 규칙을 정했다면, 클래리티법은 미국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차선과 신호등을 설치하는 법에 가깝다. 왜 막혔나…법보다 정치가 셌다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 가족이 재임 중 암호화폐 사업으로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더 강한 제한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민주당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맞섰지만, 민주당은 처벌과 집행 장치에 여전히 구멍이 있다고 봤다. 결국 암호화폐 규제 법안이 트럼프 일가의 사업을 사실상 보호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의심을 걷어내지 못했다. AP통신 도 이번 표결의 핵심 쟁점으로 대통령의 암호화폐 이해충돌 문제를 꼽았다. 둘째는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다. 은행권은 암호화폐 업체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와 비슷한 보상을 주면 은행 예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지역은행은 예금 이탈이 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백악관과 암호화폐 업계는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성장과 지역은행 예금 유출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겉으로는 투자자 보호 논쟁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누가 디지털 달러의 이자를 가져갈 것인가’를 둘러싼 금융 주도권 싸움이다. 셋째는 디파이와 개발자 책임이다. 비수탁형 지갑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든 개발자를 송금업자로 볼 것인지, 범죄에 이용됐을 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 합의하지 못했다. 업계는 코드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금융기관과 같은 의무를 지우면 개발자가 미국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대쪽은 개발자 보호 조항이 자금세탁과 제재 회피의 빈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11월 중간선거가 겹쳤다. 공화당은 민주당 요구를 반영해 100건이 넘는 수정을 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마지막 순간 추가안을 내놨다. 공화당은 이를 ‘골대 옮기기’로 받아들였다. 협상은 정책보다 선거 계산에 눌렸다. 600쪽이 넘는 법안도 정치의 벽은 넘지 못했다. 재표결은 가능하다…그러나 한 표가 아니라 11표가 부족하다 공화당은 상원 53석을 갖고 있다.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해도 민주당에서 최소 7표를 끌어와야 한다. 실제 표결에서는 수전 콜린스, 조시 홀리, 제리 모란 의원이 반대했고, 톰 틸리스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틸리스 의원의 표는 법안에 반대해서라기보다 재심의 동의를 낼 자격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적 선택이었다. 그는 표결 직후 재심의 동의를 제출했다. 따라서 지도부가 협상을 재개하면 같은 안건을 다시 표결에 부칠 길은 남아 있다. 표결 후 절차와 일정 도 이를 확인한다. 하지만 달력은 냉정하다. 상원은 10월 초부터 중간선거를 위한 지역 활동 기간에 들어간다. 선거 뒤 ‘레임덕 회기’도 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협상 구도가 통째로 바뀔 수 있다. 연내 재표결은 가능하되, 통과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올해를 넘기면 다음 의회에서 법안을 다시 써야 할 수도 있다. 가격에는 무슨 뜻인가 시장은 먼저 팔았다. 표결 전후 비트코인은 장중 7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이더리움과 주요 알트코인,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관련주도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켓워치 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장중 4% 넘게 밀렸다. 다만 이날 하락을 법안 하나로만 설명하면 과장이다. 같은 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시작돼 금리 불확실성도 컸다. 법안 실패는 이미 약해진 시장에 추가 악재를 얹은 쪽에 가깝다. 자산별 충격도 다르다. 비트코인은 미국 규제 분류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현물 상장지수펀드와 기관 수요, 달러 유동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반면 알트코인과 디파이, 거래소는 클래리티법의 직접 수혜 대상이었다. 어느 토큰이 증권이고 어느 토큰이 상품인지, 거래소가 어느 기관에 등록해야 하는지 불확실한 상태가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과 암호화폐 관련주의 ‘규제 할인’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가 예상해야 할 세 가지 첫째, 미국의 규제는 당분간 의회가 아니라 SEC와 CFTC의 규정 제정과 집행에 더 의존하게 된다. 친암호화폐 행정부 아래서는 업계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부가 바뀌면 다시 뒤집힐 수 있고, 법원 소송에도 취약하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좋은 규제만이 아니라 오래가는 규제다. 이번 표결 실패는 그 내구성을 얻는 시점을 미뤘다. 둘째, 대형 금융회사의 진입은 멈추지 않지만 속도 차가 벌어진다. 자본과 법무 인력을 갖춘 대형사는 현행 규정 아래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중소 거래소와 신규 프로젝트, 보수적인 은행과 자산운용사는 명확한 법이 생길 때까지 출시와 투자를 미룰 가능성이 크다. 혁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큰 회사와 미국 밖 시장으로 쏠릴 수 있다는 뜻이다. 셋째, 다음 협상의 열쇠는 ‘친암호화폐냐 반암호화폐냐’가 아니다. 공직자 이해충돌을 얼마나 강하게 막을지,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은행 예금과 어떻게 공존시킬지, 디파이 개발자 보호와 범죄 대응의 선을 어디에 그을지가 관건이다. 이 세 문제를 풀지 못하면 법안 이름을 바꿔도 결과는 같다. 이번 표결은 암호화폐의 패배라기보다 워싱턴 정치가 산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사건에 가깝다. 그렇다고 업계가 억울하다고만 할 일도 아니다. 대규모 정치자금을 투입하고도 초당적 60표를 만들지 못했다면, 로비는 강했지만 사회적 설득은 부족했다는 뜻이다. 법안은 죽지 않았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