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자금 ‘안전 쏠림’…메가펀드가 수익률 해법 될까
작성자 코인뉴스 · 2026. 7. 6.
코인뉴스
거시경제 불안이 이어지면서 미국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형 펀드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안전 선호’가 오히려 벤처투자의 본질을 흐리고, 수익률 측면에서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캐스트캐피털 공동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사라 줄코스키는 최근 기고문에서 지난 12개월간 시장이 각종 거시 충격에 흔들렸지만, 혁신 경제의 기초 체력이 갑자기 무너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기관투자자(LP)들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관망하거나, 이름값이 큰 메가펀드에 자금을 집중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짚었다. 실제 크런치베이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미국 벤처 투자금의 80%가 5억달러 이상, 원화 약 7656억원 이상 규모 라운드에 몰렸다. 투자 대상은 단 29개 기업에 그쳤다. 줄코스키는 이를 두고 벤처시장의 ‘양극화’라기보다, 벤처에서 다른 자산 성격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십억달러 규모 펀드는 전통적 의미의 벤처캐피털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펀드 몸집이 커질수록 개별 초기 기업에 대한 확신에 베팅하기보다, 결국 기술 섹터 전반에 대한 ‘비싼 인덱스’를 사는 구조가 된다는 설명이다. 즉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성공할까”라는 벤처 리스크를 피하는 대신, “이 거대한 펀드가 과연 S&P 500을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을까”라는 수익률 리스크로 갈아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형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현실적 제약도 있다. 신생 운용사에 넣기엔 투자 단위가 너무 작고, 펀드 오브 펀드를 통해서도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줄코스키는 차세대 운용사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면서도 이를 외면하는 LP들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같은 지적은 성과 데이터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LP들이 2년 연속 벤처 투자 비중이 기준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고 보고하면서도, 여전히 대형 유명 펀드에 자금을 넣는 선택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절반이 넘는 LP는 신생 운용사 투자조차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시장의 조용한 구석에서는 다른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약 2500개 벤처펀드를 분석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신생 운용사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17.15%로 기존 운용사의 9.94%를 웃돌았다. 줄코스키는 특히 1억달러, 원화 약 1531억2000만원 미만의 소형 펀드들이 어려운 시장에서도 꾸준히 투자 집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운용사들이야말로 벤처의 원래 정신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했다. 자산 규모 확대에 따른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기보다, 특정 분야에 집중하고 창업자와의 이해관계를 밀착시키는 방식으로 높은 확신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대형 자금이 소수 기업으로 쏠리는 시장일수록 오히려 이런 신생 운용사가 회복력 있는 창업자를 더 잘 발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