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모듈러 인수…AI 인프라 주도권, ‘칩 연결’ 소프트웨어로 옮겨가나
작성자 코인뉴스 · 202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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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인공지능(AI) 업계에서는 두 건의 굵직한 거래가 동시에 주목받았다. 퀄컴은 AI 모델을 여러 종류의 반도체에서 손쉽게 구동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모듈러를 인수했고, 삼바노바는 약 8억달러(약 1조2411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5조5140억원)로 평가됐다. 두 거래는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AI 연산에 필요한 반도체가 여전히 부족하고 가격도 높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칩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계층’의 전략적 가치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어떤 칩이 더 빠른지를 넘어, 제한된 하드웨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합하고 운영하느냐를 핵심 경쟁력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로는 구글 벤처스(GV)의 데이브 무니키엘로가 꼽힌다. 그는 모듈러와 삼바노바 초기 투자에 참여했고, 두 회사 모두의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군 장교와 공수부대 복무, 물류 자동화 기업 키바시스템즈 경력을 거친 그는 이후 소프트웨어 인프라와 개발자 도구 분야에 집중해온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무니키엘로는 이번 퀄컴의 모듈러 인수를 두고 AI 컴퓨팅 구조가 점점 더 ‘이기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엔비디아 GPU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였다면, 앞으로는 AI 전용 칩, CPU, GPU를 나눠 쓰는 ‘분산 추론’ 구조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도 연산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칩을 배치하는 방식이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미다. 그는 퀄컴이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모듈러 같은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퀄컴은 CPU와 AI 가속기, 기타 반도체 자산을 모두 갖고 있는 만큼 그 위를 가로지르는 통합 소프트웨어가 필요했고, 이 지점이 이번 인수의 핵심이라는 해석이다. 반대로 지금까지는 CPU와 가속기, 각종 칩을 아우르는 범용 소프트웨어 해법이 시장에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도 짚었다. 삼바노바에 대해서는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기 전부터 주목해왔다고 설명했다. GV는 2017년 삼바노바 시리즈A를 주도했으며, 당시 투자금은 1500만달러, 기업가치는 4억8000만달러 수준이었다. 그는 지금의 AI 인프라 시장이 갑작스러운 유행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수년 전부터 반도체와 데이터 시스템, AI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장기 흐름이 축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형 반도체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독립 스타트업의 입지를 좁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무니키엘로는 여전히 기업공개(IPO)로 가는 길이 열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독립적인 대형 기업으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며, 문제는 수요 부족이 아니라 공급 제약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반도체 생산 속도 자체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TSMC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금 AI 산업의 초점은 ‘확장’만이 아니라 ‘효율화’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의료, 법률, 코딩, 고객 지원, 금융 등 여러 산업에서 추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비싼 칩을 모든 작업에 쓰기보다 CPU와 GPU, AI 전용 칩을 적절히 섞어 총소유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AI 인프라 경쟁은 최고 성능 칩 확보전과 동시에, 제한된 자원을 얼마나 알뜰하게 쓰는지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 확산도 변수로 꼽혔다. 무니키엘로는 모델이 더 많이 공개될수록 잠재적 인수자 저변도 넓어진다고 봤다. 기업들이 외부 모델 사업자에게 대규모 추론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자체 모델을 보유하고 자사 하드웨어에서 직접 돌리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런 흐름은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업, 하이퍼스케일러, 모델 개발사까지 AI 인프라 자산 확보전에 뛰어들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 주요 빅테크는 이미 자체 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트레이니엄과 인퍼런시아를,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아를, 구글은 TPU를 앞세우고 있다. 무니키엘로는 이제 거의 모든 대형 기술 기업이 ‘자체 칩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경쟁 구도는 반도체 스타트업에 기회이자 압박으로 동시에 작용한다. 다만 그는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도 분명히 했다. 반도체 처리량 같은 기술 지표만으로 기업가치가 급등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진짜 수요와 과장된 기대를 구분하려면 결국 분기별 실행력과 실제 고객 도입 성과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기업 데이터센터나 일상적으로 쓰는 기기에 실제 기술이 배치되고,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자들로부터 꾸준한 수요가 들어오는지가 ‘진짜 견인력’을 가르는 기준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