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분석] 느린 자산'을 빠른 토큰'으로 포장하면, 위기는 더 빨라진다 — 와튼이 경고한 RWA의 시간차'
작성자 코인뉴스 · 2026.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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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자산 토큰화(RWA)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금융정책·규제 이니셔티브(WIFPR)가 2026년 5월 펴낸 보고서 「실물자산 토큰화(Tokenizing Real-World Assets)」는 이 시장이 변곡점을 지났음을 숫자로 보여준다. 동시에, 그 성장 속에 도사린 위험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토큰의 거래 속도는 그 토큰이 대표하는 실물자산의 속도를 넘어서면 안 된다. 저자는 린 윌리엄 콩(난양공대), 사이먼 마이어(카네기멜런대), 다니엘 라베티(싱가포르국립대·하버드경영대학원 방문) 세 사람이다. 블랙록·프랭클린템플턴 같은 대형 금융사부터 피겨테크놀로지스·온도파이낸스 같은 핀테크까지, 이미 시장에 뛰어든 플레이어를 망라해 분석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명료하다. 토큰화는 기술이 아니라 경제적 기능'으로 규제해야 하며, 그 핵심 잣대는 속도'다. ■ 토큰화는 자산의 본질을 바꾸지 않는다 — 세 갈래로 나눠 봐야 한다 보고서가 거듭 강조하는 출발점이 있다. 토큰으로 만든다고 해서 자산의 신용도나 가치, 현금흐름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토큰화된 대출 묶음은 원래 대출과 똑같은 부도 위험을 진다. 토큰화된 예금은 그 은행이 안전한 만큼만 안전하다. 토큰화가 바꾸는 것은 자산의 거래 장소, 투자자 범위, 결제 속도, 프로그래밍 가능성'일 뿐, 자산 그 자체가 아니다. 그래서 보고서는 RWA를 하나로 묶어 보지 말라고 경고한다. 기초자산의 성격에 따라 세 갈래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유동성 높은 자산(금·주식·국채). 이미 전통시장에서 잘 거래되는 자산을 블록체인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목표는 유동성 창출'이 아니라 온체인 생태계로의 통합'이다. 투자자는 블록체인을 벗어나지 않고도 위험을 헤지하고, 담보를 맡기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 둘째, 돈에 가까운 자산(스테이블코인·토큰화 예금). 1달러 같은 고정 가치에 묶여 결제·정산 수단으로 쓰인다. 핵심 위험은 하나, 위기 때 액면 그대로의 환매'가 깨지는 것이다. 셋째, 유동성 낮은 자산(대출·사모신용·부동산·사모펀드). 여기서 토큰화는 사실상 디지털판 증권화'다. 거래되지 않던 자산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입히는 작업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단호하다. 사고팔 수 있게 만드는 것(거래 가능성)'과 실제로 활발히 거래되는 것(유동성)'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숫자로 보는 RWA 시장 (2026년 4월 기준) · 공개 블록체인 위 RWA 규모 ≈ 290억 달러 (스테이블코인 약 3,000억 달러는 제외) · 피겨테크놀로지스의 주택담보대출 토큰 169억 달러 포함 시 ≈ 460억 달러 · 2022년 29억 달러 → 2024년 말 120억 달러 → 2026년 460억 달러로 급증 · 업계 장기 전망: 2033년 18조 달러 · 부문별: 대출·사모신용 ≈ 200억 / 국채·MMF 145억 / 원자재(금) 60억 / 주식 약 20억 달러 ▲ 부문별 RWA 시장 규모 추이(2021~2026년). 국채·머니마켓펀드가 원자재를 제치고 최대 부문으로 올라섰다. 스테이블코인은 제외. 자료: DefiLlama / 와튼 WIFPR 보고서, Figure ■ 이 보고서의 심장 — 속도 맞추기 원칙' 보고서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이 속도 맞추기'다. 토큰이 거래되는 속도와, 그 기초자산이 실제로 거래·평가·환매될 수 있는 속도가 서로 맞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국채·금·대형주처럼 깊고 유동적인 시장이 받쳐주는 자산이라면, 24시간 연속 거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통시장이 닫혀 있어도 차익거래가 가격을 제자리로 잡아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고서가 인용한 실증연구에 따르면, 토큰화된 금은 현물 금과 상관계수 0.99로 거의 한 몸처럼 움직였고, 토큰화된 주식 가격은 주말·야간 뉴스를 먼저 반영해 월요일 개장 방향을 예고하기도 했다.